제사상 차리는 날 시장에서 과일·국·나물·전 종류 몇 가지씩 사야 할지 헷갈린다면

제사상 차리려고 시장에 나왔는데 과일은 몇 가지, 나물은 몇 가지, 전은 몇 종류를 사야 하는 건지 막막한 적 있으시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사 음식의 종류와 가지 수는 정해진 규칙이 없습니다. 다만 집안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식이 있고, 일반적으로 많이 차리는 기준이 있을 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의 기본 구성과 시장에서 장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제사상 차릴 때 과일·나물·전, 꼭 몇 가지씩 사야 할까

상차림에 정답이 없다 보니 오히려 더 헷갈리는 게 사실입니다. 검색해 보면 "과일은 홀수로", "나물은 3색 또는 5색", "전은 3가지나 5가지"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오는데, 이건 조선 후기 양반 가문의 상차림 방식이 널리 퍼지면서 생긴 관행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옛 문헌을 보면 쌀 한 그릇과 고기 반 근으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여럿 남아 있어요. 그렇다 보니 지금도 지역과 집안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제주도에서는 빵을 올리기도 하고, 전라도에서는 비늘 없는 생선인 홍어를 차리기도 합니다. 경상도 일부 지역은 상어나 문어를 올리는 경우도 있죠. 즉, "이래야 한다"는 건 없고 "우리 집은 이렇게 해왔다"가 훨씬 중요한 기준입니다.

다만 처음 상을 차리거나 49재 같은 행사를 준비할 때는 기준이 없어서 더 난감합니다. 이럴 때는 아래 구성을 기본 틀로 삼아서 집안 사정에 맞게 더하거나 빼면 됩니다.

  • 밥과 탕국(소고기무국이나 조개국 등) 한 가지
  • 육전, 어전, 채소전 등 전 종류 2-3가지
  • 나물 3색(시금치, 고사리, 콩나물 등)
  • 조기나 황태포 같은 어물 한 가지
  • 대추, 밤, 곶감 같은 건과일과 제철 과일 1-2가지
  • 술, 식혜, 물

이 정도면 과하다는 느낌 없이도 기본은 채워집니다. 거기에 집안에서 좋아하던 음식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메뉴가 있다면 한두 가지 더 올려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시장에서 장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제사 음식 구성

막상 시장에 가면 이것저것 다 사고 싶어지는데, 정작 집에 와서 보면 남는 음식이 태반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사 음식은 차리는 것보다 먹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양을 조절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전은 종류가 많아지면 부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남아서 처치 곤란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전은 2-3가지 정도로 정리하는 걸 추천합니다.

대표적으로 육전(소고기나 돼지고기), 어전(동태나 대구), 채소전(애호박) 조합이 가장 무난하고, 여기에 산적이나 꼬치를 하나 더하면 상이 풍성해 보입니다. 전을 여러 가지 부쳐야 한다면 각각 한 접시씩이 아니라 한 접시에 담아도 상차림에는 문제없습니다.

나물은 보통 3색을 기본으로 봅니다. 무나물, 시금치나물, 고사리나물이 가장 흔한 조합이고, 집에 따라 콩나물이나 도라지, 취나물을 넣기도 합니다.

나물은 미리 무쳐두면 하루 정도는 괜찮지만, 시금치나 콩나물은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기 때문에 장보기 당일 아침에 무치는 게 좋습니다.

Q. 49재 상차림도 제사와 같은 기준으로 준비해야 하나요?

49재는 제사가 아니라 불교식 고사(불공)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음식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고기류를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규칙도 없습니다.

오히려 불교 행사인 만큼 고기를 빼고 간소하게 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집에서 유족끼리 마음을 모아 지내는 자리라면,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 위주로 차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Q. 마늘과 고추를 쓰면 안 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제사 음식에 마늘과 고추를 쓰지 않는 건 불교의 오신채(마늘, 파, 생강 등) 금기에서 비롯된 관행이 널리 퍼진 것입니다. 유교식 제사에도 이 같은 규정이 명시된 기록은 없습니다.

실제로 지역에 따라 양념을 넣어 조리하는 집도 많고, 비늘 없는 생선을 올리는 지방도 있습니다. 집안의 전통을 따르는 게 가장 좋고, 특별한 규칙이 없다면 평소 조리하는 방식대로 해도 됩니다.

Q. 떡과 밥을 같이 올려도 되나요?

떡은 밥과 같은 주식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서, 원칙적으로는 둘을 함께 올리지 않는 게 전통 방식입니다. 하지만 지역과 집안에 따라 설기떡이나 꿀떡을 따로 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굳이 밥을 빼고 떡만 올리는 집도 있고, 둘 다 올리는 집도 있으니 집안의 기준을 따르면 됩니다.

제사 음식 장보기, 이렇게 하면 덜 헷갈려요

시장에 가기 전에 간단한 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만으로도 훨씬 수월합니다. 과일은 대추와 밤, 곶감처럼 보관이 오래 가는 것부터 사두고, 배나 사과 같은 제철 과일은 제사 하루나 이틀 전에 사는 게 좋습니다.

과일을 고를 때는 흠집이 없고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기본이고, 상에 올리기 전에 깨끗이 닦아서 물기를 제거해 두면 됩니다. 생선은 조기나 황태포가 가장 무난한 선택입니다.

조기는 소금을 뿌려 구워서 올리고, 황태포는 물에 불려서 찢어 올리거나 그대로 올리기도 합니다. 시장에서 구입할 때는 냄새가 신선한지, 아가미 색이 선명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탕국은 소고기무국이 가장 흔하고, 집에 따라 조개국이나 두부·채소를 넣은 맑은 국을 끓이기도 합니다. 고기와 채소를 함께 넣고 끓이는 방식이 부담스럽다면, 무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고 소고기나 조개를 넣어 끓이는 간단한 방식으로도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사 음식의 종류가 많다고 해서 정성이 더해지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고인을 기억하는 마음이고, 음식은 그 마음을 담는 그릇일 뿐입니다.

처음 상을 차리는 거라면, 너무 욕심내지 말고 기본 구성에서 시작해서 점차 집안의 방식에 맞춰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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